산위에 커다란 大자가? 다이몬지노 오쿠리비(大文字送り火)

10년 전 낭만 교토 2007년 (5) – 한여름의 교토여행 후기

 

그 다음날, 7월 27일.

남편은 출장 본래의 목적인 일하러 가면서, 그 당시 일본어가 안되는 나를 첫 심부름  보내는 부모 마냥 걱정. 나는 장터구경 가는 꼬맹이 마냥 신나고!

 

교토 관광 프리패스 – 버스+지하철

 

Kyoto 2 days free pass - 2007

2-Day Kyoto tourist free pass in 2007

처음 사본 승차권 치고 잘 샀던 버스, 지하철 2일간 프리패스. 하단의 숫자 2는 이틀동안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을 의미한다.

그럼, 2016년도 교토 프리패스는 어떻게 변했을까 궁금, 궁금!

 

Kyoto 2 days free pass - 2016

Kyoto 2 days free pass – 2016

 

변하지 않았다!

 

교토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아름다운 풍경 사진으로 디자인된 교토 버스, 지하철 2일간 프리패스.

 

변하지 않는 매력을 만들어 낸다는 것!

이 또한 교토의 강한 힘인 것 같다.

 

일본어 良かった라는 표현 – 번역하기 까다로운 표현

 

Kyoto tourist advertisement in 2007

Kyoto tourist advertisement in 2007

 

처음으로 혼자 교토 지하철을 타보고 이 심플한 문구가 뇌리박혀서 중얼거렸던 기억이 난다.

日本に京都があってよかった。

일본에 교토가 있어 다행이다.

일본에 교토가 있어 좋았다.

일본에 교토가 있어 잘된 일이다.

 

よかった 라는 표현을 번역하기가 까다롭다. 일본인들에게 よかった는 안심, 만족, 잘했다는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들어가서, 상황에 따라 달리 해석된다.

일본인들 사이에서도 이 표현에 대한 느낌은 조금씩 다를 것이다.
그것을 노리고 만든 표현일까? 심플하면서도 중독성이 있는 표현이다.
발음하기 편하고 은근히 리듬이 있는 어감이다.
나에게는 교토 대신, ‘니이가타(新潟)’ ‘오키나와(沖縄)’처럼 4박자가 들어가는 단어로 바꿔보면 아닌데 라는 느낌이 든다. 왠지 이 표현에는 ‘교토’가 꼭 있어야 할 것 같단 말이지.

더욱이 교토라는 관광지를 표현하기 위해 오래된 역사를 강조하는 문구를 쓰지않고, 그냥 일반인들의 자연스러운 감정이 들어간 표현이라, 마냥 신선하면서도 친근하게 다가오는 표현이었다.




 

산에 ‘大’라는 글자를 새긴 이유는? 오쿠리비(送り火)

– 일본에서 조상을 섬기는 의식, 오쿠리비(送り火)

저 멀리 보이는 글자, ‘大’ 아닌가? 아니 왜 산에다가 ‘大’라는 한자를 새겨놨지?
그 당시에는 그냥 신기했을 뿐,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모르고 넘어갔더랬다.

Kyoto Gozan no Okuribi

Kyoto Gozan no Okuribi

산에 아로새겨진 ‘大’ 라는 한자를 일본어로 다이몬지 (大文字、だいもんじ)라고 부른다.
조사해 보니, 이렇게 오쿠리비(送り火、おくりび)라는 연중행사를 위해 산에 새겨 놓은 글자이다.

Kyoto Gozan no Okuribi Daimonji

Kyoto Gozan no Okuribi Daimonji

大文字の送り火

だいもんじのおくりび

다이몬지노오쿠리비

교토에서는 5개의 산에서 매년 8월 16일에 영혼을 잘 돌려보낸다는 의미로 다섯개의 산에 새겨진 문자(한자)에 불을 지핀다. 그래서 고잔노오쿠리비(五山送り火)라고 한다. 고잔노오쿠리비를 뜻을 파악하기 쉽도록 단어를 분해해 보았다.

五山 ござん 고잔           5개의 산

送り おくり 오쿠리      보내다

火  ひ   히              불

‘~의’라는 의미를 가진 の는 발음은 해도, 합성 단어에서는 생략하고 쓰는 경우가 많다.

다이몬지 (大文字、だいもんじ)노 오쿠리비(送り火) 는 5개 산에 새겨진 오쿠리비(五山送り火) 중 하나이다.
큰 ‘대’자 이외에도 법 ‘법法’자, 기묘하다의 ‘묘妙’자, 배모양, 일본 신사의 도리이 모양, 그리고 금각사 근처에서 볼 수 있는 동쪽 산에 있는 다이몬지와 구별하기 위해 북쪽 산에 있는 큰 ‘대’자인 왼쪽에 있는 다이몬지라는 뜻의 히다리다이몬지(左大文字)가 있다.

 

위키피디아에 의하면 오쿠리비(送り火)는 일본의 오봉(お盆)이라는 명절때, 불 태우는 의식으로 죽은이의 영혼, 즉 조상의 영혼을 하늘로 보내는 의식이다.

오봉(お盆)은 추석과도 같은 일본의 명절이라고 보면 된다. 양력 8월 13~16일로 정해져 있는데,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여름 휴가를 이 기간에 정하고 다른 지방에 거주하는 부모나 친지를 방문한다. 대략 3000천만명(한국 총인구 약 5천만명의 60%) 의 인구가 이동할 정도로 극심한 추석의 교통 체증만큼은 아니어도, 지방과 도쿄 사이의 주요 도로 구간이 정체를 일으킬 정도로 이 시기에 많은 일본인들이 이동하는 것은 틀림없다. 대신 도쿄는 대략 2~3일간, 15일 정도까지 더할나위 없이 조용해진다.

일본 제사때 쓰이는 장식. 가지로 소를 만들고, 오이로 말을 만들어 놓으면, 조상의 영혼이 짐을 소에 싣고, 말을 타고 온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음.

이런 오봉 기간에 가지, 오이에 나무 젓가락 등을 꽂아 소나 말 모양으로 만든 장식을 놓아 두어 조상의 영혼이 소에 짐을 싣고, 말을 타고 편하게 올 수 있게 준비해 놓는다. 이 부분은 한국의 제사 절차에서는 볼 수 없는 발상으로 조금 특이하기까지 하다.
조상의 영혼을 맞이하여 향, 촛불, 정수(浄水), 꽃을 마련하고 야채, 과일, 고인이 좋아했던 음식 등으로 공양하는 것은 차리는 음식이 간소할 뿐 비슷해 보인다. 음식이 간소한 이유는 14~15일까지 음식을 올려 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상하기 쉬운 음식은 시간을 정해 새음식으로 바꿔 올리기도 한다고 한다. 오봉의 마무리로 8월 16일에 오쿠리비(送り火)라는 불을 태워 다시 조상의 영혼을 하늘로 올려 보내는 의식을 치룬다.
잠시, 조상의 영혼이 지상으로 돌아와 머물다가 다시 하늘로 올라간다는 발상, 조금은 제사 의식과도 닮아 있는 것 같다.  제사가 끝난 뒤, 지방을 불로 태우는 관습이 오쿠리비(送り火)와 닮았다고 느끼고, 실제로 제사를 지내는 동안 조상의 영혼이 차려 놓은 제사상의 음식을 맛보고 다시 저 세상으로 돌아간다는 발상이 비슷하다고 느끼는 것은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개인이 실제 그런 제사의식을 따르느냐, 마느냐는 별개로, 두 나라의 비슷한 의식 문화가 조금 다른 양상으로 표현되는 게 신기할 따름이라는 의미이다.

암튼, 교토의 고잔노오쿠리비(五山送り火), 즉 5개의 산에 특정 글자나 모양을 불로 태우는 행사는 조상의 영혼을 하늘로 올려 보내는 오쿠리비(送り火)의 대규모 행사라고 생각하면 된다.

 

교토 오쿠리비(送り火) 관련 YouTube 동영상 추천

교토에서 벌어지는 고잔노오쿠리비(五山送り火) 행사가 어떤 행사인지를 잘 보여주는 유튜브를 소개하겠다.
영어 자막을 넣은 동영상으로 일본인이 아닌 외국인이 담담하게 촬영한 동영상이다. 행사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알기 쉬워 추천해 본다.

Daimonji Fire Festival 2010, Kyoto

By Nils Ferry

 

같은 날 8월 16일에 하는 교토의 아라시야마 토로우나가시(嵐山灯籠流し) 는 등불을 강에 흘려보내 고인의 명복을 비는 행사에 대한 동영상도 있다. 토로우나가시(嵐山灯籠流し)는 잠시 이승을 찾아왔던 영혼을 저 세상으로 돌려 보내기 위해 불을 태우는 의식인 오쿠리비(送り火) 를 덧없이 흘러가는 강물에 떠내려 보내는 버젼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첫 25초간은 배경음악 없이 실제 현장을 보여주고, 25초 이후부터 배경음악과 더불어 행사에 대한 감흥을 잘 편집한 동영상이라 추천한다.
배경음악에 쓰인 음악에 대한 내 개인적인 느낌은, 일본 국영방송 NHK가 떠오르는 느낌? 왠지, ‘내고향 6시’가 떠오르는 이유는 뭘까? 일본판 지역 소개 방송에서 많이 들어본 듯한, 그러나 민영 방송처럼 떠들썩하고 화려하지 않게, 조용하게 어필하려는 NHK 느낌? 암튼, 일본 50대 이상 여성이 좋아할 법한 배경음악에 대해서도 감상해 보기를 바란다.

京都 五山送り火(鳥居形)と嵐山灯籠流し

By Akihiro Ohashi

 

교토는 아니지만, 일본 오봉(お盆) 명절의 마지막 날인 8월 16일에 후지산 카와구치코(河口湖)에서 하는 토로우나가시(灯篭流し)도 있다.

 

Floating lanterns

Floating lanterns

 

Kyoto UNESCO World Heritage

Kyoto UNESCO World Heritage

 

교토는 1994년 12월에 세계유산으로 등록 되었다고 한다. 그 이후 20년이 훌쩍 넘은 교토는 어떻게 변모했을까?
여전히 같은 모습과 전혀 달라진 모습이 혼재해 있을 것이다.

교토에 대한 2007년과  2016년의 여행 추억은 달라졌어도 그 매력은 여전했다.

자, 2007년에 교토 여행 초보자였던 나는 어디를 제일 처음 방문했을까?
그렇다, 교토에 가면 누구나 간다는 금각사!

젊은 시절, 그곳에서 나는 무엇을 보고 느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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